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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동정담] 부동산 포박사회
"우리나라에서 주택은 돈을 벌어보려는 투자재에 가깝다. 사회 전체가 부동산에 포박돼 있다. 부동산 포박사회는 고령화에 특히 취약하다. 부동산에 묶인 고령자들의 자산을 유동화할 필요가 있다." 은퇴 자산관리 전문가인 김경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2021년 출간한 저서 '데모테크가 온다'에서 이렇게 지적했다.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구별 평균 자산 5억6678만원 가운데 금융자산은 약 25%이고, 나머지 75%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부동산 비중이 높아진다.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평균 자산 6억원 가운데 80%는 부동산이다.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린 이유는 김 고문의 지적대로 우리나라에서 집이 살 공간이라는 가치에 더해 자산 가격을 불릴 수 있는 최고의 투자 수단이었기 때문이다.부동산에 포박된 고령층은 자산이 꽤 있지만 당장 쓸 돈이 없다. 살던 집을 팔고 서울 중심부에서 조금 벗어나면 충분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 윤택하게 살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노인이 많다. 심지어는 아파트 값이 40억~100억원씩 하는 서울 강남의 유명 재건축 예정 단지에서 소위 '몸테크'를 하면서도 은퇴 후 국민연금 외에는 마땅한 수입이 없어 궁핍하게 사는 노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령층이 가진 자산 비중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이들이 소비를 극도로 줄이면 전체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고령층이 가진 자산이 현금화돼 소비로 이어져야 기업이 살아나고 청장년층의 근로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부동산 포박사회는 이런 흐름을 막는다.집이 최고의 재테크가 되는 사회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청년들의 근로 의지를 꺾는 것은 물론이고, 노인들도 인생 말년까지 자산 축적에만 애를 쏟도록 만든다. 부동산 포박사회에서 벗어나야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노인들도 지금보다 나은 노후를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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